네이트판 레전드썰로 회자되는 아픈아이 죽 뺏어먹는 남편 썰 가져왔습니다.
기존과 같이 줄바꿈과 오타 등만 수정하고 내용은 그대로 했습니다.
제목 : 남편머리에 죽사발엎고 이혼해요.
작성자 : 눈
일자 : 2015년 12월 26일
본문 : 둘째가 4살인데, 8개월 조산으로 태어나 소아천식으로 굉장히 고생을 많이 합니다.
감기가 조금만 심해져도 폐렴으로 바로 진행되기도 하고, 곁에 누가 아프기만해도 여과없이 바로 진행돼요.
면역자체가 약해 늘 노심초사해요.
다른 아이들 삼사일이면 퇴원한다는 폐렴도 열흘넘게 고생하기도하고,
천식발작이 심해 대학병원에서 중환자실을 드나든 적도 있어요.
지난주 저녁에 배가 아프다더니
그날 밤부터 고열과 발작적인 기침으로 아이가 삼일째 수액과 미지근한 물로만 버텼어요.
기침 때문에 10분 이상을 잠을 못자고, 끓어 오르는 열로 얼굴이 시커멓게 변하는데,
아픈아이를 붙잡고 가슴 조마조마하다 안돼겠어서 아침에 입원을 시키던가해야될 거 같아
차를 놓고 가라했는데 병원 가려고 차키를 찾으니 없네요.
남편한테 전화했더니 추워서 차 가지고 출근했다네요 ㅋㅋㅋㅋㅋ
남편 회사 걸어서 10분이에요.
애가 며칠째 숨이 넘어가라 기침하다 토하는데, 추워서 가져갔네요.
이때부터 화가 날데로 났죠.
저희 지방이라 입원 시킬려면 1시간 40분을 가야해요.
의료원이나 조금 큰 병원도 있지만, 소아과 전문의도 없고,
애가 워낙 아프다보니 급박한 일에 대비할 수 있게 다니는 소아과에서 늘 대학병원을 잡아줬죠.
급한대로 택시 타고 다니던 소아과가서 해열주사와 병원 소개받고,
소견서 첨부하고 죽사서 세그릇으로 소분해서 왔어요.
집에서 부랴부랴 짐싸고 큰 아이 부탁한다고 친정에 전화하고 둘째 죽이라도 한 술 먹이려는데 남편이 왔더라고요.
얼굴보자마자 화는 나는데, 애가 급해 꾹 참고 있는데,
애 괜찮냐 말은 안하고, 전날 친구가 한그릇 가져다준 단팥죽 다 처먹더니
저보고 어서 일보라길래 죽만 부탁한다고 몇 수저라도 먹여달라고 하곤 나머지 짐을 싸고 있는데,
애는 한 숟갈 먹고, 기침하다 토하고,
핫 숟갈 먹고 기침하다 토하고를 몇 번 반복하다 안먹는다고 입을 닫아버리니
남편 새ㄲㅣ가 aa야 먹어야 낫지. 한 숟갈 먹어봐 몇 번 하더니
그릇채들어 남편 주둥이로 쏟아붓네요.
그리고 다음그릇 뚜껑열어 aa야 아빠처럼 먹어야지 몇 번 하더니
그걸 또 지 주둥이에 그릇째 쏟아넣는데, 저게 미친놈이지 싶었어요.
다른 것도 아니고, 애가 사흘넘게 제대로 먹은 것도 없이 저렇게 아프기만한데, 그것 뺏어 먹는게 이해가 되나요?
10분이면 걸어갈 회사를 지 춥다고 차를 가져간 게 이해가 되나요?
여기 지방이라 택시도 없어요.
콜택시도 전화하고, 한참 기다려야 되요.
그나마도 눈내리는 요즘같은 계절엔 안올때도 있고요.
택시탄다 해도 소아과까지 택시비 만오천원 나와요. 그만큼 멀죠.
세번째 그릇 뚜껑따는데, 저도 눈이 돌았는지
그릇 뺏어서 죽그릇을 남편 머리에 쏟아 부었습니다.
다처먹어라 다처먹어 넌 이게 처먹고싶냐?
애가 넘어가게 생겼는데 처먹고싶냐?
니가 그지새ㄲㅣ냐?
아픈애 죽을 뺏어 처먹냐?
아주 상스럽게 욕했습니다.
결혼 7년동안 애들입보다 지 입에 먼저 넣고 보는 인간.
지 좋아하는 반찬 내가 많이 먹을까봐 허겁지겁 처먹는것도.
친정가서 부모님보다도 숟가락 먼저들고 오적우적 처먹는거.
모두 잠든 밤에 혼자 처먹던거.
다 밥상머리 교육 못 받아서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알려주면 고쳐 살 줄 알았습니다.
7년을 해봤는데, 고칠 수 없는 인간이네요.
야!!!!! 하고 소리지르는데,
마저 처먹어라 난 병원간다고 애안고 짐가방 질질 끌고 나오는데,
친정부모님 오셔서 부모님차로 큰병원에 입원시켜서 지금 병원이에요.
벌써 입원 5일째네요.
입원 첫 날, 시어머니 전화 하셨더라고요.
애 아프단 말 듣고 집에 왔는데, 둘이 싸웠냐고 무슨일이냐길래
있는 그대로 말했습니다.
남편은 말 안했는지 모르시길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있던 일 그대로.
한참 말이 없던 어머님.
그래도 뜨거운 죽을 끼얹으면 어쩌냐고 한소리 하시길래.
다 식어서 그런가 잘만 먹더라고요. 하고 끊어 버렸어요.
시누도 그날 밤에 애보단 죽 얘기듣고 전화했길래
이만저만하고, 나 애 아파서 그런데, 신경쓰고 싶지 않다 했더니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둘째날 시부모님, 시누, 도련님 문병왔는데,
여직 입원했어도 이렇게 다 온 적이 없어요.
속으로 벼르고 오셨나보다 했어요.
아이는 산소마스크 끼고, 숨이 넘어가게 기침을 하고 있어 하루 종일 안고 있었죠.
누운것보단 일어나있는 게 기침을 덜하거든요.
너무 아파서 안겨 눈물만 주르륵 흘리는 아일 보시더니
아버님이 애가 이지경이 될 때까지 병원에 안오고 애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역정내시는 틈에
아니나 다를까 어머님이
너 어디 남편 머리에 죽을 끼얹냐고 하시길래
이렇게 아파서 울기만 하는 애 죽을 두 그릇 뺏어먹었다.
어머님은 어머님아들 챙기세요. 전 제아들 챙길게요.
지 춥다고 10분이면 걸어가는 회사를 꾸역꾸역 차 끌고가고
그날도 단.팥.죽. 먹으러 집에 왔더라.
애가 이렇게 아프면 옆집사람도 그렇게 안한다.
내새끼 아플 때, 그사람 아무것도 안했어요.
한밤 중 응급실도 나혼자 애데리고 다녀왔고, 애 약 한 번 먹인적도 없다.
하다못해 큰 애도 동생 아프다고 친구가 준 젤리 안 먹고 들고 왔더라.
따따따따 쏘아 붙였어요.
그동안 한번도 말대꾸한 적 없고, 시키면 시키는대로 살았는데, 못 참겠더라고요.
남들이 들으면 웃겠지만, 이혼하려고요.
비단 이번 일 때문만은 아니지만, 이번일이 계기가 됬네요.
남들한텐 먹는 걸로 그런다는 게 어찌보면 소소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지밖에 모르는 인간하곤 못살겠네요.
지금 입원 5일째인데,
아이도 조금씩 괜찮아지고, 남편에게도 이혼하자 했습니다.
시댁에도 친정에도 이만저만해서 못살겠다 했습니다.
남편은 잘못했다.
시댁은 무슨 그런걸로 이혼하냐.
친정은 침묵이네요.
[출처 : 네이트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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