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예전 네이트판 레전드로 불리는
6살 아들 밥 뺏어 먹는 남편 썰을 준비했습니다.
이유식 고기 낚시질에
남편 퇴근 시간만 되면 과자를 허겁지겁 먹게 된 아들과 관련된 썰이에요.
제목 : 여섯살 아들이랑 남편 왜 싸우는 건가요?
작성자 : 도찐개찐
일자 : 2016년 4월 17일
여섯살 먹은 아들이랑 죽어라 핏대 세우는 서른 여덟살 남편 때문에
하루 한 끼 식사시간을 그냥 편히 먹질 못해 글을 씁니다.
제가 차분한 어조, 이성적인 대화로 어르고 달랠 수 있는 상대가
서른여덟살이나 ㅊ# ( 처 ) 먹은 남편이 아니라 여섯살 된 아들이에요.
남편이 원래 그렇게 식탐을 부리던 사람은 아니였는데
아이가 이유식을 시작하고 다져주는 이유식 속의 건더기들이 제법 커져
씹어서 먹을 수 있게 되던 때부터 폭발이라도 한 것마냥 아이음식에 식탐을 부립니다.
전 예전부터 도저희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저희 부부가 먹을 저녁을 차리느라 아이 이유식을 남편에게 주며
잘 식혀 떠먹이라고 하고 밥을 하고 있으면 아들 이유식에 손을 댑니다
떠먹여 주랬더니 소고기 다진 이유식은 소고기 부분 쏙쏙 먹고 주고
닭가슴살 이유식도 닭가슴살은 쏙쏙 퍼먹고 주고
야채나 단호박 브로컬리 등은 절대 손도 안대면서
이유식 숟가락으로 고기 낚시질 하는 꼴을 저한테 여러번 들켰거든요
왜 애꺼를 먹냐 간도 안해 밍밍한걸! 하고 버럭하면
너무 굵게 잘려서 먹었다.
식었나 간을 봤다. 핑계대기 일수고요.
그렇다고 지 저녁밥이 부실한 것도 아닌데
갈비찜한 날도 어김없이 이유식 고기 낚시를 하더라고요.
애가 먹을 숟가락으로 본인 입에 쪽쪽하며 먹는 것도 제발 그러지말라 수차례 타일렀는데,
그 때 잠깐 눈치볼 뿐, 애가 같은 밥상에 앉아 밥을 떠먹는 지금은 더 교묘하고 유치하기 짝이 없어졌어요.
닭백숙을 하면 아들이랑 남편 국 그릇에 각각 닭다리와 가슴살을 담아주고,
남편 것에 조금 더 닭고기를 배분해줍니다.
같이 앉아 밥을 먹으면서 아이는 닭의 뼈를 발라주고 먹기 좋게 찢어주잖아요?
그럼 남편이 꼭 뼈 있나 보자~ 하면서 젓가락으로 애 국그릇을 휘휘 젓어요.
그럼 제가 ' 내가 다 발라주잖아 당신꺼 먹어! ' 하면
애는 벌써 입이 나와있고, 남편은 어어~ 뼈 먹으면 위험하잖아 하면서
젓가락을 그냥 거둬가는 게 아닌 기어코 잘 발린 닭 한조각이라도 집어서
' 뼈가 숨었네, 이런 건 아빠가 먹어줘야지 ' 하면서 입으로 가져갑니다.
그럼 저도 짜증, 애도 짜증,
당신 국 그릇이나 챙기라고 해도 아빠가 아들 챙긴다고 바득바득하고요.
애는 제가 제 고기 한 점 더 내주고, ' 이거 더 먹자 ' 하고 달래요.
내가 누굴 이해시키는 건지...
이 뿐만이 아니라 반찬도 햄 종류나 남편과 아들 둘이 입에 맞는 반찬이 나오면
남편의 젓가락질이 유독 빨라져요.
웃긴 건 지 입에 넣느라도 빠르지만 아이가 젓가락 들틈을 안줍니다.
햄 같은 건 그 중 작은 것들을 인심쓰듯 아들 밥 그릇에 올려주며 ' 햄 많이 먹어 ' 하는데,
아들이 젓가락을 집었다하면 이것저것 반찬을 올려주면서
자신이 유리하게 많이 먹으려는게 눈에 보이는데 유치해 죽겠어요.
남편이 아이 밥그릇에 김치, 나물 종류를 서너번 이상 퍼나르면서 본인 입은 햄, 고기 위주로 먹으니
아이가 입이 대빨 나와서 ' 나도 고기, 햄 먹고 싶단 말랴 ' 하면 편식하지 말래요.
아빠가 골고루 주는 건데, 햄, 고기도 좀 아까 줬다면서 딱 자르는데,
열 받아서 처음엔 ' 애가 알아서 먹게 놔둬, 왜 이래 유치하게 ' 하고 뭐라 했지만,
애가 편식해서 본인이 골고루 먹게 집어준거라고 본인처럼 애 밥먹는 것, 편식까지 신경쓰는 남편 어딨냐고 ㅋㅋ
당신은 손 하나 까딱않고, 아들 편식하지 않고, 밥 먹이니 좋은 거 아니냐는데,
애는 매번 울고, 삐지고, 남편은 뚝ㅎ라고 그저 편식(?)하지 말라는 일관된 말로 애를 잡아요.
치사한 게 남들이보면 애 밥 한 술 뜨기 무섭게 반찬 놔주는 아들바보아빠같아 보이잖아요?
근데 잡채를 놔줘도 야채와 당면 위주로 밥그릇에 놔주고,
고기는 자기가 쏙쏙 아닌 척 다 먹고,
불고기같은 것도 고기 조금에 양파, 당근 야채 위주 듬뿍 아들 밥 숟가락 위에 올려주면서
' 고기 많이 먹어, 우리 아들 ' 하면서 위하고, 착한척 다해요.
그러니 애는 아빠없이 밥 먹을 때, 포크, 젓가락 들었다하면 편식하듯 고기를 쏙쏙 빼먹는데,
이러다 진짜 애 성격도 버릴 것 같아서 식판으로 바꾼지 이틀째 됐습니다.
진짜 남편ㅅㅐ끼 왜 이렇게 아들 먹는 거에 기를 쓰고 달려드는지 둘이 사이도 데면데면해요.
남편 퇴근시간되면 과자를 허겁지겁 먹고요.
애가 한 번은 과자를 남기고 낮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자다 깬 눈으로 ' 아빠 언제와? ' 하기에 ' 아빠 거의 다 오셨대~ ' 하니
눈이 번뜩 커져서는 남은 양이 자기 생각에 아빠 오기전까지 다 못 먹을 것 같았는지
입에 과자를 넣으면서 울더라고요.
어찌나 안쓰럽던지 시어머니한테 말하니 웃으세요.
본인 아들이 애한테 장난하는 줄 아시는건지...ㅡㅡ
애 밥 먹일 때, 잘 챙겨주잖니
친구처럼 장난치면서 아들이랑 친해지려 노력하는 것 같단 식으로 말씀하시는데, 전혀 아니에요.
제 친여동생도 저희 집 놀러와 남편 짓꺼리 서너번 보더니 학을 떼더라고요.
유치하기 작이 없다고, 질투하는건지 ' 형부 왜그래요, 애 성격 나빠져요 ' 해도
애 안키워본 처제가 뭘 아냔식으로 말하고요.
싸워도 이건 뭐 지는 죽어도 아들 챙기는 거라는데,
남편놈과 겸상을 하지 말아야할지 ㅡㅡ
조언들 좀 부탁드립니다.
( 추가글 있습니다. )
+ 추가
추가합니다.
아침 준비를 해야해서 간단히만 적고갑니다.
저도 심각한 거 압니다.
처음엔 이유식 고기낚시를 시작했을 때는 등짝도 때리고 화도 내고,
이유식 먹을 때 근처에도 못 오게 했어요.
아이가 점점 크면서 같은 반찬을 한 식탁에서 부모와 먹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니 같이 먹습니다.
방관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자꾸 골라서 반찬을 집어주며 애 밥먹을 때 남편 마음대로 컨트롤하기에
한때는 볶음밥처럼 밥을 볶아주고, 반찬을 줄여보기도하고,
아이 밥그릇에 향하는 남편의 젓가락질을 제 손으로 쳐낸 적도 있고요.
집에서 유독 심하게 그러는 것 같아요.
친가나 외가에서는 자상한 아빠.
잘 놀아주는데, 장난끼 심한 아빠정도로 비춰지나 봅니다.
제가 말을해도 밑에 댓글 같은 반응이에요.
그런 아빠가 있다는 게 말이 돼? 에이, 과민반응 아니야?
그 이유 중 하나가 다른 곳에서 밥을 먹을 때, 반찬을 놓아주며
우리아들 이거 좋아하지? 골고루 먹어.
아이고, 잘먹네. 추임새를 붙혀가며 애 먹는 거에 눈을 못 떼니
다들 애 따라다니면서 밥 안 먹이고 편히 밥 먹어서 좋겠다고 한다니깐요.
저라고 말 안하겠습니까...
오죽 답답하니 식판으로 바꾸고 여기에 글도 올린거고요.
장조림 같은 거 집어서 교묘히 비행기 놀이? 슈우웅 하면서 장조림 날아간다~~아들아! 하고는
아들이 입 벌리면 한 번은 계란 장조림 입에 넣어주고,
고기를 집더니 ' 슈우우~ 착륙합니다! ' 하면서 아빠가 쏙옥! 하며 고기는 또 지가 먹어요.
그걸 하도 봐온 저는 시댁에서 대놓고, 애 고기 좀 줘!
왜 고기는 당신이 다 먹고 엉뚱한거 줘! 했더니
애 아빠가 잘 먹이는 분위기에 제가 초친격이 됐어요.
하도 안되겠어서 친동생 불러다 몇 일 집에 재우면서 확인시키고 나서야
동생이 저보고 형부 아들바보인줄 알았더니 그냥 병.신 이랍니다.
저도 같은 말 했고, 이제 믿겠냐니 미안하대요...ㅋㅋ
밥 먹을 때 말고, 과자를 애가 허겁지겁 먹는 이유도 다 있어요...
남편의 아들 바보 행세의 정점을 찍는 부분인데,
빼빼로같은 과자를 아이가 먹으려고 뜯으면 다른 아빠들과 달리 항상 아들 옆에 착 붙어있다가 손에 쥐자마자
아빠도 한입 아! 하면서 초코부분 크게 한 입 왕앙 하고 뺏어 먹고,
애가 울거나 칭얼대면 오구오구! 울어? 뚝! 하면서 애를 번쩍 안아서 이리 돌렸다 저리 돌렸다 아주 들었나놨다해요.
옆에서 주변지인들이 보면 짖굳은 장난꾸러기 아빠정도로 보인다니까요.
그래서 처음엔 애 반응이 재밌어서 저러나 싶었으니까요..
가끔 주변에서 보시고, 어른들이 왜 애를 울려 아빠가 못 됐네! 과자 뺏어 먹고~~웃으며 말씀하시면
귀엽잖아요 ㅋㅋ 이러고 애기 입에 남은 과자 물려주고,
또 하나 꺼내 쥐면 순식간에 베어 먹고 애 울리고...
그럼, 또 ' 치, 아들. 아빠 주기 싫어? 아빠 삐져? ' 이러면서 애 들었다 놨다 하고,
주변에선 가끔 남편이 과하다 싶으면 등짝 때리면서 ' 으이그, 애 그만 울려. 성격버려! ' 이 정도인데,
나이 많으신 분들은 오히려 애랑 잘 놀아준다고 아들바보라고...
애는 울고 삐지고 남편이 귀찮게하고 치대니 금새 골아떨어져 낮잠이라도 자면
주변에서 아빠가 놀아주니 애가 금방 지쳐 잔다고..ㅡㅡ
엄마들이 놀아주면 애들이 에너자이져인데, 어쩜이리 소화되니 잠드냐고 저보고 편하겠냐고도 합니다.
전 정말 남편 저러는거 누구보다 싫어하고,
애가 싫어하니 밥을 하는 것만해도 스트레스인데,
애 버릇나빠지고, 상처받을까봐 정말 식사시간이 다가오면 심장이 두근거릴 때도 있어요.
어쩔 수 없이 식단에 고기나 그런 것들이 아예 안 올라갈 순 없으니
괜히 또 애 마음 상할까 나름 배분하고, 옆에서 막아주는데도 저러니 진짜 화나고 짜증납니다.
일단은 짧게 추가하고요...
저도 해결책을 찾으려 올린거니 많은 조언을 해주셨으면... 하고
일단은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출처 : 네이트판 원글 베댓 캡쳐]
[내용 출처 : 원글 pann.nate.com/talk/3312461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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